[김윤정 변호사 특별칼럼] 가상현실에서의 에르메스 사용, 결과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조회 660회 작성일 23-05-02 15:26본문
가상현실에서의 에르메스 사용, 결과는?
김윤정 KOTRA LA 무역관 ID Desk 대표변호사
가상현실 세계가 펼쳐지며, 향후로도 이러한 유명 브랜드의 상표 사용 및 지재권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본 소송은 디지털 아트, NFT, 실제 패션업체 사이의 관계가 법정에서 처음으로 다뤄진 사건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관련하여 더 많은 판례가 쌓여 결론이 나올 때까지 가상현실 세계에서 타인의 지식재산권을 이용한 창작은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급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는 그 인지도와 명성으로 인해 종종 지식재산 분쟁의 도마 위에 오른다. 에르메스의 유명 브랜드인 Birkin 백을 포함한 여러 가방 라인의 모조품 문제는 항상 있는 일이며, 지재권 소송도 왕왕 일어난다. 에르메스는 라이선스를 받은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하였던 엘에이의 한 회사를 상대로 상표침해와 불공정 경쟁행위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으며, 2015년에는 한국 기업을 상대로 에르메스의 켈리백과 버킨백의 디자인을 도용하였다며 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다.
에르메스는 여러 문자 및 로고 상표를 등록함은 물론이고, 버킨백 등은 가방의 몸통과 금속 잠금 장치에 대한 각각의 트레이드 드레스도 미국 특허상표청에 등록하여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지재권을 보호한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서비스나 제품의 전반적인 이미지와 모양을 보호하는 상표권의 하나로, 미국 특허상표청에 등록이 가능하고 미국 연방상표법에 의거한 보호를 받는다.
지재권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인 에르메스가 또다시 시끌시끌하다. 가상현실 세계에서도 NFT를 이용해 에르메스를 도용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NFT란,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의 수집, 판매, 거래가 가능한 신종 디지털 자산이며, 교환이 가능한 암호화폐와는 달리 각 토큰에 고유한 인식값이 부여되어 서로 대체할 수 없는, 즉 교환이나 복제가 불가능한 토큰이다.
LA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NFT 아티스트 메디슨 로스차일드는 2021년 5월 버킨백 안에 태아를 형상화하여 Baby Birkin을 제작하였고, 이후 2021년 말부터는 Metaverse의 Meta와 에르메스의 Birkin을 결합한 Metabirkins라는 브랜드로 100개의 NFT를 제작하여 대대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2022년 1월 에르메스는 등록상표 무단 도용으로 인한 상표권 침해, 출처 허위 표시, 허위 기재, 허위 묘사, 상표 희석화를 근거로 소비자의 혼동을 초래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한 로스차일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고, 로스차일드는 자신의 창작행위는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며, 물리적인 상품의 출처에 대한 오인, 혼동만이 상표법의 제재 영역이므로 무형 콘텐츠의 출처에 대한 혼동은 상표법으로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하였다.
2023년 2월 8일 뉴욕 맨하튼 연방법원의 배심원은 가상현실 세계에서 판매와 디지털 자산인 NFT는 예술 작품보다는 상품과 유사하다며 로스차일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표 침해를 인정하여 13만 3천 불의 배상액을 책정하였다.
소비자의 가상현실에 대한 이용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여러 유명 브랜드도 가상현실에 적극적인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많은 유명 브랜드는 본 판단에 대해 전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반대로 예술가들은 창작 행위에 제한이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가상현실 세계가 펼쳐지며, 향후로도 이러한 유명 브랜드의 상표 사용 및 지재권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본 소송은 디지털 아트, NFT, 실제 패션업체 사이의 관계가 법정에서 처음으로 다뤄진 사건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관련하여 더 많은 판례가 쌓여 결론이 나올 때까지 가상현실 세계에서 타인의 지식재산권을 이용한 창작은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링크
- 이전글[Park Andrew 미국 관세사 칼럼] 미국 화장품 수입 규제 대폭 강화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23.06.09
- 다음글[김석오 칼럼] 美 새로운 비관세장벽, 식품추적이력제도 2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