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오 칼럼] 한국산 팽이버섯, 미국 수입통관이 전면 차단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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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266회 작성일 22-09-27 10:50본문
한국산 팽이버섯, 미국 수입통관이 전면 차단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미국 FDA(식약청)는 한국산 팽이버섯에 대해 현품검사 없이 수입통관을 보류하는 조치(Detention Without Physical Examination·DWPE)를 하고 수입경보(Import Alert)에 등재하였다. 이로 인해 한국산 팽이버섯의 미국 수출이 막히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팽이버섯의 수출은 2019년도에 2,300만불에 달했고, 이 중에서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액의 43%에 달하는 920만불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수출 농산물이었다. 그랬던 팽이버섯의 대미 수출은 수입통관절차가 엄격해 지면서 2021년에 420만불로 반토막이 났고, 이번 FDA의 수입경보 조치로 이마저도 완전 끊기게 되었다.
출처 : https://www.segye.com/newsView/20200312517057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미국 FDA의 수입통관 보류조치는 한국산 팽이버섯에서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균(Listeria)이 지속적으로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FDA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은 사람 중에 36명의 환자가 발생해 31명이 입원하고 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FDA는 2020년도에 한국산 팽이버섯에 대한 리콜 조치를 하였고, FDA는 좀 더 면밀한 역학조사를 위해 2020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한국에서 수입된 팽이버섯 샘플 93개를 수집·분석하였다. 그 결과 31개의 샘플이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는데, 팽이버섯을 미국으로 수출한 29개 기업 중 12개 기업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된 것이다. FDA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산 팽이버섯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위생적인 버섯재배 환경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판단하고, 한국산 팽이버섯에 대해 전면적인 통관보류 조치를 내린 것이다. 특정국가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에 대해 전면적인 통관보류 조치를 내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FDA의 DWPE는 원래 식품위생안전 규정을 위반한 개별 업체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FDA의 수입통관보류 조치를 자세히 보면, 한국에서 수입되는 얇게 썬 팽이버섯, 다진 팽이버섯 또는 깍둑썰기한 팽이버섯을 포함하여 모든 신선 및 신선 냉장 또는 냉동 팽이버섯은 통관보류 대상이다. 다만 통조림 식품으로 가공되었거나 산성화되었거나 열처리된 가공제품은 통관보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한편 녹색 리스트(Green List)에 속한 업체가 공급하는 한국산 팽이버섯도 통관보류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렇다면 FDA의 DWPE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없을까? FDA의 DWPE에서 해제되기 위해서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리스테리아균을 완벽하게 제거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정보를 FDA에 제공해야 한다. 상용으로 수입된 한국산 팽이버섯이 연속적으로 최소 5회 이상 클린해야 Red List에서 해제될 수 있다. 클린 제품임을 입증하는 정보에는 FDA에서 인정하는 시험방법에 따라 실시한 분석결과자료가 포함된다. FDA는 신청업체가 제출한 분석자료를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샘플 분석을 실시한 후 DWPE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DWPE에서 해제되면 해당 업체는 Green List에 등재되고, 향후 수입제품에 대해서도 신속통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팽이버섯에서 발견되는 리스테리아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버섯재배 환경, 가공 및 포장 시설, 작업자의 청결도, 보관 및 운송상태 등 유통 전반에 걸쳐 FDA의 식품안전현대화법(FSMA)에서 정한 농산물 안전규정(Produce Safety Rule)과 식품예방관리규정(Preventive Controls for Human Food)에 따라 정확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각 단계별로 진행한 점검내용과 조치사항을 문서로 세밀하게 작성하고, 특별히 리스테리아균 오염원을 제거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조치에 대해 면밀히 기록해 놓아야 한다.
한국산 팽이버섯에 대한 미국 FDA의 전면적인 통관보류 조치는 우리나라 농산물에 대한 신뢰와 위신에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미친다. 팽이버섯 사건을 “한국에선 팽이버섯을 세척 후 가열 조리해 먹지만, 미국은 익히지 않은 샐러드 형태로 먹는 등 식문화 차이로 발생한 것”이라는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팽이버섯 재배 및 수출 전반에 걸쳐 오염원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팽이버섯의 대미 수출 활로를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 //
* 필자는 ICTC 이사장으로서 현재 관세인재개발원 전문교수 및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원세관장 및 천안세관장, 주LA총영사관 관세관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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