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오 칼럼] 심상치 않은 인도의 통관장벽, 그 원인과 대응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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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373회 작성일 21-06-28 14:58본문
최근 인도 세관당국의 원산지검증 강화로 인해 인도로 수출하는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도세관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전세계적인 무역침체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원산지검증을 비롯한 통관장벽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인도로 물품을 수출한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2020년도에 19개 기업이 인도세관의 원산지검증을 받았으나 올해는 4월까지 37개 수출기업이 인도세관의 원산지 검증타깃이 되었다. 인도세관의 심상치 않은 원산지검증 공세, 어찌된 영문일까? 인도는 왜 한국산 물품에 대해 원산지검증을 대폭 강화하는 것일까?
인도의 원산지검증 강화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관련이 있다. 인도의 보호무역주의 선회는 인도-중국간 무역전쟁, 모디 정부의 ’Make in India‘ 정책과 만성적인 무역 역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중국산 물품의 수입을 규제하면서 중국산 물품의 우회수입을 막기 위해 원산지 표시 확인 등 통관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20년 6월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품과 LG 전자의 가전제품 부품의 통관이 지체되는 피해가 발생하였다. 또한 인도는 ’Make in India’ 정책의 일환으로 자국의 제조산업 보호를 위한 반덤핑 규제조치 강화에 따라 2021년 6월 한국산 철강, 화학 및 섬유제품 등 27건에 대해 반덩핑 규제를 하는 등 보호무역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산 물품에 대한 원산지검증 강화는 인도의 만성적인 무역역조와 더욱 관련이 있다. 인도는 매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2019년도 인도의 무역수지 적자는 약 1,600억 달러에 달했다. 한-인도 CEPA가 발효된 2010년에서 2020년까지 11년 동안 양국간 누적교역을 보면 인도는 한국에서 총 1,415억 달러를 수입한 반면 한국으로의 수출은 617억 달러에 불과하였다. 인도측의 누적수지 적자는 798억 달러에 이른다. 한-인도 CEPA가 발효된지 10년이 지나면서 한국 상품의 85%가 관세철폐 및 관세감축이 실현된데다 양국간의 무역구조상 인도측의 무역역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영향을 반영한 듯 인도는 한국, 일본 등과의 FTA가 인도 경제에 악영향(무역적자)을 끼치고 있다면서, 기존 FTA 체결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대해 원산지관리를 강화하는 법령을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인도 세관당국은 2020년 9월부터 FTA 특혜 수입물품에 대한 원산지검증 강화를 본격화하였다.
인도의 원산지관리규정을 보면 한-인도 CEPA 등 무역협정에 따른 특혜관세 적용을 억제하려는 비관세장벽 의도가 다분히 엿보인다. 수입신고 단계에서 수입물품에 적용된 원산지기준, 생산공정 및 원자재 내역서 등 원산지 검증을 위한 상세한 정보 제출을 의무화 하고 있다. 또 담당공무원의 재량에 따라 추가정보를 요구할 수 있고, 제출기한(10일) 내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특혜관세의 적용이 배제된다.
사실상 수입통관 전에 원산지를 전수 검증하는 셈이다. 수입자에게 민감하고도 상세한 정보제공을 강요함으로써 특혜관세의 의욕을 꺾는 등 교묘한 비관세장벽을 구축한 것이다. 인도의 원산지 검증 강화는 결국 수출기업의 부담이 된다. 종전에는 수입자에게 원산지증명서만 제공하면 되었으나 원산지기준 충족여부 확인을 위한 상세한 정보를 수출자에게 제공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제공할 정보에는 인도의 수입자에게 제공하기 곤란한 민감한 제조원가정보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고민이 될 수 있다.
인도의 원산지검증 강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수입신고시 인도 세관에 제출해야 하는 원산지상세신고서(Form I)를 인도의 수입자와 미리 협의하여 작성할 필요가 있다. 인도세관의 추가자료 요구에 즉시 부응할 수 있도록 수출신고 건별로 원재료내역서, 제조공정도 및 생산증빙서류와 같은 원산지증빙서류를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인도측의 과도한 원산지 사전정보제공 요구가 한-인도 CEPA 협정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인도측에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인도 간 원산지증명데이타 상호 교환 등 원산지검증 및 통관절차 간소화를 위한 양국 관세당국간 FTA 협력을 긴밀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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