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칼럼] 돈쭐과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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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967회 작성일 21-10-06 23:53본문
돈쭐과 ESG 경영
이 종 찬
J&B Consulting 대표 / ICTC 해외식품안전 자문위원
최근 아프카니스탄 난민을 품은 진천군에는 국민들이 진천군의 환대와 포용성에 감동하여 진천군의 특산품 쇼핑몰에 돈쭐을 내주느라 웹사이트가 다운될 정도로 손님들이 많이 방문하였다고 한다. 최근에 이러한 선행을 한 기업이나 식당들에 대해서 미담이 전해지면서 고객들이 돈쭐을 내주는 뉴스를 흔치않게 본다. ‘돈쭐’은 ‘돈’에 ‘혼쭐내다’의 단어를 합성한 것으로 선행을 한 회사에 대해서 손님들이 매출을 올려주는 훈훈한 문화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ESG 경영이 화두가 되었다. 사회적(Social), 환경적(Environmental) 책임을 지고 거버넌스 (Governance: 지배구조, 윤리경영등)을 투명하게 하는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더욱 소비하고, ESG를 잘 하는 회사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그런데 ESG에 관심도 많아지고 있지만 이것도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이벤트가 되는 경우도 있다. ESG 관련부서를 만들고 사회적/환경적 책임에 대한 행사와 홍보는 하지만 기업문화 자체에 ESG 문화를 녹여서 DNA로 만들어 내는 회사는 많지 않다.
최근에 소비자 계층의 주축으로 떠오르는 MZ세대에게 있어서 착한 기업은 자신들의 의미를 추구하는 소비에 적합하여 미담이 전해지면 돈쭐내주는 미담이 전해진다. 올초에 한 치킨집 주인이 돈이 없는 형제들에게 치킨을 무료로 준 소식이 SNS를 통해서 전해지면서 그 치킨집이 돈쭐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선 ‘착한 기업’ 등을 추려 이들에게 소비를 집중하는 형태가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이른바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 트렌드다.
MZ세대들은 착한 기업에 대해서는 흔쾌히 지갑을 연다. 오랜 선행 미담이 전해지는 ‘오뚜기’가 ‘갓뚜기’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나쁜 기업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불매 운동을 펼친다. 현재 남양유업 불매운동을 보면서 이제는 ESG가 단순히 기부하고 행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착한 기업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좁은 사회에서는 금방 소문이 타고 한국인들의 냄비처럼 금방 여론을 몰아가기 때문에 나쁜 기업 리스크는 조심해야 한다.
미국의 유명한 와튼스쿨 경영학 교수인 아담 그랜트의 책, ‘기브앤테이크 (Give & Take)’에서 주는 사람이 결국 성공한다는 논지의 책을 발표했다. 그랜트 교수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영업 사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최고 영업 사원은 기버였으며, 테이커(받기만 하는 사람)와 매처(받는 만큼만 주는 사람)보다 50% 높은 실적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ESG 경영하는 회사가 더 성장하고 더 수익을 낸다는 논리는 아직 학계에서도 논란이 있다. 그러나, 착한 기업이 더 장기적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신빙성이 있다.
최근에 MZ세대에게는 기업이 착한 일을 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직장이 단순히 돈만 버는 곳이 아닌, 사회에 기여하고 자신도 기업과 함께 착한 일을 해서 자신도 의미를 찾는 것이 MZ세대에게는 중요하다. 갑질 문화보다는 수평적인 조직구조, 협력업체에 대한 동등한 구조, 주주, 고객, 사회, 환경에 대해서 공유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회사가 더 성공하고 좋은 인력들을 구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 필자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이주하여 미국의 식품기업인 VIRUN, HERITAGE FOOD, WINSON에서 식품안전 전문가로 캐리어를 쌓았으며, 현재 식품안전컨설팅 전문업체인 J&B 컨설팅 대표와 미국 FDA 식품안전인증기관인 ANAB의 FDA FSMA 심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쉽게 배우는 미국 식품 수출가이드”, “코로나와 4차 산업이 만든 뉴노멀”, “포스트 코로나 호모부스터” 등 다수의 저서를 저술하였다. 국제관세무역자문센터(ICTC)의 미국 식품안전분야 자문위원이기도 하다